시사 평론

페미니즘 주제로 대화하면 벌어지는 일

군웅할거 2023. 3. 22. 16:46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을 본 적 있는가? 혹은 나처럼 페미니즘을 공부한다고 주변에 알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신은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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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모임을 하면서 만났던 페미니스트들은 어땠을까? 그들이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는

 

  1. 페미니즘의 폐해와 나쁜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훈계형
  2. 관심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 들을 생각 없이 반박만 하는 반론형
  3. 공감과 이해를 가장한 냉소형

 

이렇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고 했다. 이런 반응들에 지친 그들 역시 비슷하게 대응하게 되는 악순환을 보았다. 

 

  1.  공부하고 오라고 야단치는 훈계형
  2. 그들의 질문과 관심에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해 반박만 하는 반론형
  3. 처음부터 상대하지 않는 냉소형

 

이런 악순환이 서로에 대한 벽을 만들어 연합할 수 있는 상대조차 단절시킨다. 여러 사람과 페미니즘 주제로 대화를 해보면서 이런 부분이 참 안타까웠다.

 


 

'즐겁게 페미니즘 대화하기'를 위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위에서 언급형 유형만 피해도 성공적으로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 

 

페미니즘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경우, 

 

1. 자신이 아는 페미니즘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시작할 것

- 대중매체와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프레임에 쌓인 정보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 않은가?

 

2. 경청할 자세를 준비

- 이슈가 되는 주제들을 던져 놓고 '넌 말해봐라 내가 다 반박해 줄게' 이런 태도의 사람이 너무 많다. 당신은 한 번의 질문일 수 있지만, 그들은 이미 같은 질문을 수차례 받았을 수 있고 반복된 반응에 지쳤을 수 있다. 

 

3. 진정으로 궁금하고 소통하고자 하면 실제로 "입문서" 정도는 읽어보는 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벨 훅스 / 강력 추천!
  •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로빈 윌쇼
  • 『맨 박스』, 토니 포터

 

페미니즘을 설명해 줘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먼저 반복되는 질문에 지쳤더라도, 예의 없는 사람들의 태도에 질렸더라도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페미니즘 운동은 확장해야 한다. 이것이 '사고'와 '행동양식'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반복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 번의 대화로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작은 구멍이 댐을 무너뜨리듯 당신과의 대화를 통해 남성중심주의에 경도되어 있던 한 사람이 깨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당신의 인내가 세상을 바꾼다.

 

 

1.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페미니즘을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당신과의 대화에서 적어도 명료한 문장으로 페미니즘을 정의 내려준다면 좋겠다.

- 페미니즘이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 내 경험 상 이 정도 정의와 이에 덧붙인 한 두 가지의 사례로도 꽤 공감을 이끌어 냈다.

 

2. 당신은 페미니즘으로 이미 성장했지만, 처음 접한 사람은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 역시 경청해 줘야 한다.

- 가르치려는 태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이것은 옳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직 알에서 깨지 못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반박만 한다고 알이 깨지지 않는다. 그들 내부의 균열을 위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3. 소통을 시작하지 않는다며 세상을 그대로, 변하지 않는다.

- 지쳐 있는 당신을 위로한다. 그러나 당신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페미니즘 주제로 대화하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 연장선이다.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날카롭게 토론하고 싶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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